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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율정 부산보훈청장

"부산독립기념관 부산시민공원에 건립하자"
박차정, 안희제, 박재혁 의사 등 걸출한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도시 부산 제대로 된 독립기념관 하나 없는 것 안타까워

 

 

권율정 부산보훈청장이 오는 1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권 청장은 지난해 취임사를 통해 "보훈행정을 처리함에 있어 민원인의 눈높이에 맞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의 신선한 창의력과 도전정신으로 더 좋은 보훈행정을 구현하며, 동시에 책임의식을 갖고 업무를 실행 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행정고시 제28회로 공직을 입문한 이후 대전지방보훈청장, 국가보훈처 복지증진국장, 보훈심사위원장, 제19대 및 제22대 국립대전현충원장 등을 역임한 권율정 부산보훈청장을 만나  지난 1년간 성과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는 의미를 물었다.
다음은 권율정 부산보훈청장과 일문일답이다.
 
Q. 현 정부 들어 보훈청의 위상이 높아 졌다는 평가다

 

A. 그렇다. 일례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차관급이었던 보훈처장이 장관급으로 격상 된 것만 봐도 대통령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현충원장 시절 대통령을 가까이서 모시고 말씀을 들은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대통령께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 바친 분들에 대한 예우를 강조하신 기억이 난다. 대통령의 말씀으로 보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 졌다.

 

Q. 얼마 지나 지 않아 한국전쟁 70주년이다. 의미를 되새긴다면...

 

A. 이 땅에서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1950년대 한반도는 남북 가릴 것 없이 아프리카 빈국들 보다 GNP가 낮은 최저빈국으로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나라였다. 하지만 지난 70년 간 우리의 부모세대들은 뼈아픈 시절을 보내면서도 자식들은 교육을 시키겠다는 일념으로 고단한 일생을 참고 견뎠다. 

 

7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수혜국에서 원조국으로 그 책임을 다 하고 있다. 최근 보훈처는 코로나 사태를 맞아 해외 참전용사들에게 방역용품을 현지 대사관을 통해 전달한 일이 있다. 작은 선물이었지만 큰 감동을 줬다는 얘기가 들린다. 

 

전쟁은 우리가 지난 70년간 쌓아온 모든 것들을 일시에 무너트릴 것이다. 최근 남북관계가 대결국면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전쟁으로 한반도가 다시 국제사회의 미아가 되어서는 안된다.
70년 전 이 땅에서 벌어진 슬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어떻게 남북이 공동번영을 이루며 살아 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다.

 

Q. 취임 1년이 되었다. 취임사에서 직원들에게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주문하셨다. 만족하시는지 궁금하다.

 

A.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다. 다만 1년간 동료직원들에게 강조한 것은 책임의식과 공정성이었다. 창의력과 도전정신은 책임의식에서 출발할 뿐더러 공과에 대해 인사권자가 공정하지 않으면 누구도 나서서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강조했다.

 

임기 내에 이런 문화를 만들고 토대 위에서 직원들에게 창의와 도전정신을 함양하도록 하겠다.

 

Q. 지난 방송매체와 인터뷰에서 “부산에도 박차정, 안희제, 박재혁 의사 등 독립운동가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기념관 하나 없는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씀하셨다. 이와 관련해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린다.

 

A. 부산이 제 2대 도시로 인구가 400만이다. 서울에 비하면 1/3 정도의 규모이기는 하지만 해양수도로 한국에서 두 번째 큰 도시에 독립기념관 하나가 없다는 사실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서울만 하더라도 서울역에서 5~6분 거리에 독립운동의 산실인 옛 서대문형무소 자리와 임시정부기념관을 두고 있고 효창공원 주변으로 백범 기념관이 있다.

 

그리고 남산에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 양재에는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 강남 신사동에는 도산 안창호 기념관 등이 산재해 있다. 하지만 부산은 박차정, 안희제, 박재혁 의사 등 걸출한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도시임에도 그들을 기념하는 공간 하나가 없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다.
시민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찾아 갈수 있는 예를 들면 부산시민공원 내에 부산독립기념관이 세워지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정치인이나 행정관료들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퇴임 후라도 이 사업에 후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Q. 최근 친일파, 민간인학살 책임자, 군사반란 가담자 등 국립 대전현충원에 묻혀 있는 친일반민족행위자의 묘를 이장하라는 시민단체들의 요구가 거세다 찬반양론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는데 오랜 현충원장 경험으로 이에 대한 견해는?

 

A.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덕목은 균형감각이라는 생각이다. 서로가 ‘다름’을 공감하고 한 쪽의 주장을 수용할 수 있는 너그러움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현충원 이장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것도 우리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이 ‘흠 하나 없는’ 그런 사람을 찾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다.

 

공과에 대해 넓은 시야를 갖고 공(功)에 대해서는 인색하지 않고 과(過)에 대해서는 너그러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극단적인 주장을 배격하고 니 편, 내 편을 가르는 분열주의는 결국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갈등을 조장 할 수밖에 없다. 좀 더 넓은 스펙트럼으로 사회와 사람을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

 

 

 

Q. 부산시민들께 드릴 말씀이 있다면...

 

A.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선생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살기를 부탁드린다. 지난 세기 우리는 나를을 잃는 슬픔을 겪었고 동족이 서로 살육하며 유린하는 뼈아픈 전쟁도 치렀다.

 

다시는 이런 슬픈 역사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가족을 버리고 자신의 생명을 바친 우리의 선조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부강한 나라를 일으켜 세운 선배들의 노고를 기억하고 그들을 기리는 보훈의 정신을 같이 함께 가져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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