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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함께 여행하는 짧은 시간들...

대한불교 원각종 / 연지암/ 보경 지아스님 

 

우리는 얼마나 많은 다툼과 무의미한 논쟁으로 우리의 삶을 허비하고 있는가?
너무나 짧은 여정인데도. 서로를 용서하지 않고 실수를 들춰내고. 불평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가.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야 할지도 모르는데...

 

요즘은 뉴스를 보기가 싫다.

 

현대의 정치. 종교 사업가들. 서로를 헐뜯고 죽기살기로 다투고. 물가는 고공행진에. 국가 경제 또한 하락이라. 나라와 기업은 망해도 자기 배만 채우려 하고. 노사분규로 월급 몇푼 더 받아서 마누라 갖다주고. 그 마누라는 술집으로 땐스홀로. 불륜까지. 흉악한 범죄들까지... 이런 세상을,

 

도인의 눈으로 본다면 이 세상은 너무도 질서정연하게 돌아간다고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갚아주는 것 이기에.. 참으로 무서운 말이 아닌가?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삶을 누릴지언정 민족을 배신하고 자신의 명예와 영리를 위하여 축적하지 말라.

 

진정하라. 함께하는 여행이 짧다. 누가 당신을 비난하고 속이고 모욕을 주었는가? 누군가가 당신을 괴롭히는가?
누구를 지적하고 누구를 충고하랴!!

 

생각나는 인도의 힌디어 격언이 있다. “에크 딘 삽 코 자나 혜‘(언젠가는 우리 모두는 떠날 것이다.)
이 격언은 추상적인 은유가 아닌 인간 실존의 핵심이다. 따라서 깊은 치유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나 불멸이 아니라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 기억나지 않는 전생의 죄까지. 

 

참회하며 그 죄마저 부처님 전에 공양물로 바치고... 부처님 시봉 잘 하기를 발원하며. 부처님 전에 복 짓는 삶을 살아가는 마음자세로 살아갈 때 복된 삶을 살 수 있다고. 마음에 새기는 일이다.

 

”나는 잠시 이 곳에 여행 온 것이다. 곧 여길 떠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불필요한 감정이 사라지고 어떤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 때로는 그렇게 간단하다. 끝이 없으리라는 것은 그저 우리의 착각일 뿐이다.

 

장난감을 두고 늘 다투던 형이 백혈병에 걸리자 형이 동생에게 ”내 장난감은 모두 네가 가져도 돼“ 이 말이 마음을 울린다.

 

역설적이게도 삶의 기쁨은 나의 존재가 유한하다는 착각에서 시작된다. 봄이면 아주 작은 풀꽃도 그 것을 안다.

 

지저귐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 새도 아는 듯하다.
시들지 않는 꽃은 진한 향기가 없다.
살아서 기쁨을 느낄 수 없다면 죽어서 어떻게 느낄 수 있겠는가!

 

인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살아있는 동안 모든 감각을 열어놓되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마음이 무너질 필요는 없다.
우리가 함께 여행하는 시간을 너무 짧기 때문이다.
당신과 나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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