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21뉴스]정대수 기자= 매년 가을이면 지리산은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영산(靈山)답게 펼쳐진 오색단풍과 절경은 지리산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함을 안겨준다.
특히 지리산 자락 해발 500m 이상에는 영산의 영물(靈物)인 산삼이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진시황이 불로초(산삼)를 구하러 서복을 보낸 곳으로 더 유명해진 함양군 산삼.
예로부터 산삼은 신비의 영약으로 여겨 신초(神草) 또는 영초(靈草)라고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 고(古)문헌이나 삼국·고려·조선시대 기록에 나오는 삼은 모두 산삼을 가리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삼은 한반도에서는 1,500년 전 충청남도 금산 진악산(進樂山)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며 최초로 사람이 씨앗을 뿌려 삼을 심은 곳은 전라도 화순 모후산(母后山)이라고 전해진다.
함양군 서상면 남덕유 일대는 신라와 백제의 경계 지점으로 양질의 산삼과 산약초가 많이 생산된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명의 유의태와 허준도 양질의 약초를 찾을 때 함양군 지리산 일대에서 구했다는 내용이 있으며 임금님께 올리는 자연 건강식품의 원료 또한 함양 지역에서 진상품으로 올렸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함양 산삼은 유명하다.
천혜의 자연환경 그대로 자란 ‘함양산양삼’
함양 산양삼이 널리 알려진 이유는 뭘까. 그 중심에는 함양군이 있다. 함양군은 지리산과 덕유산을 연결하는 백두대간을 축으로 해발 1천 미터 이상의 15개의 명산이 있으며 고산준령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청정지역이기 때문이다.
또한 토양 전체가 게르마늄 지대로 작물이 자라는 데 최적의 환경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자란 함양산양삼은 지리산을 비롯한 백두대산 청정자연의 맑은 공기와 물, 그리고 유기 게르마늄 토양에서 재배되어 약성이 뛰어나다. 함양은 전 지역이 게르마늄 토양(2.18mg/kg, 다른 지역의 3~6배)으로 항암효과가 매우 높은 컴파운드 K(Compound K)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함양산양삼은 해발 500m 이상 동북향에 부엽토가 많은 토양에서 재배하고 있다.
예로부터 함양군 서상면 남덕유산은 신라와 백제의 경계 지점으로 삼국시대부터 한반도 최대의 산삼자생지였다. 이곳에서 캔 귀한 산삼은 중국을 비롯한 외국과의 교역품으로 귀하게 활용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함양 일대는 심마니들의 성지였으며, 현재도 심마니 움막, 산신 제단 등이 남아 있는 산삼의 성지라고 할 수 있다.
지리산 산삼이 명성을 얻으며, 전국 심마니들이 몰려들었고, 이에 따라 지리산 천종산삼 자체가 멸종 위기에 놓였다. 그리고 지리산 천종산삼은 간혹, '지리산에서 100년 묵은 천종산삼을 캤다'는 등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귀한 약재로만 여겨졌다. 심마니들이 산삼을 캘 때 외치는 '심봤다'라는 메아리가 점점 작아지게 됐다. 그렇게 천종산삼은 손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한 영초로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다.
예로부터 천종산삼이 귀해, 인삼을 재배해 약재로 활용해 왔다. 고려인삼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풍기, 금산 등에서 인삼이 재배되고 있다. 이어 천종산삼과 비슷한 삼을 재배하기 위해 전국에서 이름 꽤 있는 산에서 산양삼을 키우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지자체가 아닌, 개인 또는 영농조합 형태로 재배되었고, 산양삼이 국내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인삼과는 별도로 국내에서 인기를 누리며, 산양삼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천종산삼, 인삼, 산양삼의 차이는...그리고 ‘함양산양삼’
천종산삼, 산양삼, 인삼의 차이는 뭘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산삼은 천종산삼이다. 천종산삼은 자연적으로 발아하고 만들어진 가장 가치가 높은 종류의 산삼이다. 멧돼지 등이 배변 등으로 씨를 옮겨 뿌려 만들어지기도 한다.
인삼은 고려시대에 인공 재배에 성공한 이래 현재까지 시설물 등을 설치해 인공 재배로 밭에서 키운 삼을 말한다. 반면 산양삼은 인공적인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고, 자연 상태에서 재배한 것을 말한다.
그렇다 보니, 산양삼은 특별관리임산물로 지정, 관리하게 되며 한국임업진흥원 품질 검사에서 합격해야 출시할 수 있다. 한때는 장뇌삼, 산양산삼, 산양삼으로 불리던 것을 산림청에서 용어를 정리해 산양삼으로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천종산삼과 거의 유사하게 재배하는 것이 산양삼이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인삼은 삼의 나이를 추정할 수 있는 뇌두가 잘 보이지 않고, 사람 모양이 특색이다. 그래서 인삼에는 사람 인(人)자를 사용한다. 그리고 몸통이 매끈하고 잔뿌리가 짧은 게 특징이다.
이에 반해 산양삼은 재배시설물이 없고,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생육기간이 길고, 외관은 인삼보다 작다. 하지만 인삼과 달리 뇌두가 잘 보이고 모양도 다양하다. 잎 색도 연한 녹색을 띠며, 몸통이 거칠고 잔뿌리가 길고, 질기다. 천종산삼과 모양이 유사하다.
이러한 이유로 함양군이 농가 고소득, 농업 육성정책을 위해 '산양삼'을 선택한 이유다. 함양군 이러한 원시적인 산지 자원을 토대로 21세기 세계 최고의 건강웰빙 먹거리를 생산하여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고, FTA에 대응코자 산삼, 약초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해 왔다.
특히, 전 지역이 게르마늄 토양으로 분포된 만큼, 산삼, 약초의 품질이 매우 뛰어나 국내는 물론 이 외국인들도 많이 찾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 건강웰빙·항노화의 대향연인 함양산삼축제를 2004년부터 개최하게 됐다.
함양산삼축제는 그동안 잊혀가는 산삼과 심마니의 역사 문화를 계승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활용한 축제 프로그램 운영으로 산삼의 의미와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세계 속의 산삼 한류 문화를 육성하고자 시작한 국민 건강 문화관광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19회 맞은 함양산삼축제 ‘대한민국축제콘텐츠 대상’으로 우뚝
함양산삼축제가 개최된 지 올해로 약 20년에 되어 간다. 2003년 (주)네오바이오가 1천만 본 재배단지 조성계약 체결 및 함양산삼축제 기획을 시작으로 2004년부터 산삼 축제가 개최됐다. 방문객 추이를 살펴보면, 2004년 2만 명, 2005년 4만 명, 2006년 7만 명이었다가, 함양산삼축제위원회가 주관한 2007년부터 상림공원에서 축제가 열리면서 방문객이 30만 명에 달했다. 이후로 2008년 45만 명, 2009년 55만 명, 2010년 70만 명, 그리고 2011년에 75만 명에 이르렀다. 그 이후 2019년까지 꾸준히 20만 명~46만 명이 방문했다.
그리고 2020년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를 준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발로 연기되면서 2021년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가 개최됐다. 전 세계 13개국이 참여해, 129만 명이 엑스포를 방문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이후로도 약 10만 명~20만 명이 함양산삼축제를 방문하면서, 함양산삼축제는 명실상부 함양군의 대표 건강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19회째를 맞은 '함양산삼축제'는 '함양애(愛)반하고, 산삼애(愛) 빠지다'라는 주제로 10월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함양 상림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19회 함양산삼축제 개최를 위해 함양군이 똘똘 뭉쳤다. 진병영 함양군수 등 군 직원들이 전국 모임, 행사, 박람회 등에서 산삼 축제를 알렸고, 심지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방문 시에도 산삼 축제와 연계해 우호 교류에 나섰고, 그때마다 함양 산양삼 제품의 수출길을 확보하는 등 함양 산양삼 알리기에 주력하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함양산삼축제' 성공을 기원하며, 함양산삼축제 홍보와 교류 등 함양 산양삼 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산삼축제조직위원장을 맡게 된 이현재 위원장과 조직위 임직원들은 여름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축제 준비에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현재 조직위원장을 만나, 산삼축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미니 인터뷰] 이현재 함양산삼축제 조직위원장
“함양의 자부심 산삼도 먹고, 추억도 쌓으세요”
다음은 이현재 함양산삼축제 조직위원장과의 일문일답.
▶19회째를 맞은 함양산삼축제를 소개해 달라.
=지난해 함양산삼축제에 10만여 명이 방문했으며, 직접 경제효과는 118억 원에 달한다. 이 중 함양군의 농특산물 구입비 등으로 약 3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함양산삼축제는 'k-웰니스 브랜드 대상', '대한민국축제콘텐츠 대상'을 수상하는 등 명실상부 대한민국 건강축제로 거듭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공 가도를 위해 함양군과 함양산양삼 농가, 관련 산업체, 그리고 축제위원회가 성공 개최를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하고 있다.
이번 함양산삼축제는 '함양애(愛)반하고, 산삼애(愛) 빠지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산삼의 고장 함양을 알리고, 함양 산양삼을 널리 알리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함양산삼축제는 지역민과 소통하고, 지역 농가 소득 증대에 일조하고자 20년 가까이 개최하고 있다. 함양산삼축제는 잊혀져 가는 산삼과 심마니의 역사와 문화 계승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활용한 축제 프로그램 운영으로 산삼의 의미와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세계 속의 K-산삼과 함께하는 한류 문화를 육성하고자 시작한 국민 건강과 문화관광을 접속한 산업형 축제라고 설명할 수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산삼축제는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는지.
=지난해는 9월에 산삼축제가 열렸다. 태풍의 우려도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올해 진행된 지난해 산삼축제 평가보고서를 보면, 지난해는 대형구조물·대형무대·대형이벤트 없는 '3무(無) 축제', '친환경 저탄소 축제'로 개최됐다. 지난해에는 주변 경관을 고려해 대형텐트·무대를 지양, 축제장 경관을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한 점과 축제 프로그램 및 공간구성이 잘 이루어진 점, 행사장 접근성 및 주차 편의성 제공 등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올해도 이러한 긍정적 평가를 바탕으로 친환경, 군민과 관광객이 화합하고 소통하는 축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먼저 상림의 아름다운 경관과 운치를 그대로 살리고, 우리 전통을 살린 '초가집' 형태로 제작해, 초가 부스로 전시, 체험 등 행사가 '초가 부스'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 공간에서 산양삼 시식, 체험, 산양삼 제품 등의 판매가 이뤄질 수 있으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배치할 예정이다.
또한 함양산삼축제의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는 황금 산삼을 찾아라, 산삼 캐기 체험, 산삼 경매 등 프로그램도 이전보다 더 진화시켜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 주민과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문화콘텐츠를 향유하기 위해 함양국악한마당, 열린음악회와 함양산삼축제 기념이벤트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함양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함양 향토 먹거리, 푸드트럭 운영, 지역 산양삼 제품 판매, 전시, 농특산물 홍보 및 판매 등 장르를 다양하게 구성할 계획이다.
▶함양산삼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함양산삼'이다. 함양산삼이 왜 좋은지.
=함양산삼은 해발 500미터 이상에서 생산한 삼만 인정한다. 자연생태와 같은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크기가 매우 작을 수 있지만, 8명으로 구성된 산삼 지킴이가 수시로 산삼 농가를 직접 방문하여 생산환경을 점검하기 때문에 믿고 구매할 수 있다.
대한민국 산삼을 유통할 수 있는 기반을 함양군이 만들어가고 있다. 임업진흥법의 산양삼에 관한 조항은 함양산양삼이 표준이 되어 만들어졌다. 생산량이나 규모보다는 표준화하고 규격화를 선도적으로 하는 함양군이 대한민국의 산삼중심지가 될 것이다.
함양산삼은 20여 년 동안 함양군이 농가 소득 작목으로 육성해왔다. 특히 함양군은 정책적으로 대한민국의 산삼 유통단지를 만들기 위한 함양 산삼 종자 만들어가고 있다. 함양군이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는 산삼 지킴과 이력제가 뒷받침해준다.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함양 산양삼은 크기가 작다. 그렇다 보니, 많은 사람이 오해한다. 뇌두를 보면 산양삼의 나이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농약이나 영양제 등을 통해 재배한 인삼, 타지역 산양삼과 달리, 함양산양삼은 자연환경 그대로 재배하기 때문에 함양산양삼의 크기는 일정하지 않다. 대신 잔뿌리가 길고,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오랜 기간 자연환경의 악조건을 이겨내고 자생한 함양산양삼은 인공적으로 밭에서 길러낸 인삼보다 가치와 효능이 뛰어나며 많은 사포닌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함양산양삼의 사포닌은 다른 사포닌과 구별해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라고 한다. 특히 함양산양삼에 함유된 사포닌의 약성은 온화하고 독성이 없으며 용혈 작용이 거의 없다. 또한 유기 게르마늄(Germanium)과 컴파운드(Compound) K 성분함량이 매우 높고 우수한 약리 효과가 입증된 만큼, 믿고 복용할 수 있다.
▶함양산삼축제 준비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는지.
=아무래도 인력과 자본력이 부족하다. 함양산삼축제가 명성을 얻어가고 있지만, 축제 준비를 위한 예산은 빠듯하다.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지역 주민과 화합의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함양군에서도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부족하다. 그런데도 함양산삼축제의 성공을 위해 현재 예산과 인력으로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역할이 바로 우리 조직위라고 생각한다. 올해 반드시 축제를 성공시켜, 내년에는 예산과 인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함양산삼축제를 방문할 관람객 등에 당부의 말은
=20여 년의 역사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함양산삼축제가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건강축제로 거듭났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풍성하고,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를 준비했다. 건강과 힐링이 함께하는 '함양산삼축제'에 오셔서, 가을의 추억을 담아 가시길 바란다. 꽃무릇이 만발한 낭만 그리고 추억이 있는 함양 상림공원 일원으로 놀러 오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