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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얼의 생각] 아름다운 졸업의 모습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대한민국헌정회 부산지회 한효섭 회장.

한얼산(큰산/돌산/팔금산)기슭에 자리잡은 한얼의 전당에 동백꽃의 아름다움과 따스한 햇살이 창가에 비치며 한얼인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하늘마저 겸허히 축복의 메시지를 보내주는데 한얼의 아들, 딸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텅 빈 운동장과 강당에는 외로움과 쓸쓸함이 가득하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라고 노래 부르던 후배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라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졸업생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잘 있거라, 잘 가거라.”라며 석별의 노래를 부르는 선후배도 없으며 정든 학교를 떠나는 제자도 사랑과 축복을 보내던 선생님도 학부모도 지인들도 보이지 않는다. 

 

꽃다발과 화환들이 보이지 않는 영원히 잊지 못했던 아름다운 졸업식의 모습들과 추억들은 점차 사라지고 말았으니 언제쯤 사랑과 추억이 아른거리는 졸업식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아득하다. 지금 우리에게 그런 추억은 옛이야기로 남아있을 뿐이다.

 

폭탄이 쏟아지는 6·25 한국전쟁 중에도 가난하고 어려워서 한 끼도 먹기 힘들었던 보릿고개 시절에도 선배와 후배, 졸업생과 재학생, 스승과 제자, 학부형과 동창생들의 축복 속에 수많은 사랑과 추억을 남겼던 아름다운 추억의 졸업식이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로 인하여 무참히 짓밟혔다. 황금같은 학창시절의 추억을 모조리 앗아가고 있으니 하늘도 땅도 참으로 무심하다.

 

어느 졸업생의 간절한 울부짖음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하나님! 부처님! 왜 하필이면 우리가 졸업할 때, 이렇게 심한 고통과 시련을 주십니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고교시절의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수학여행마저 모두 빼앗아가고 또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졸업식마저…. 스승님, 선배님, 후배님, 친구들도 볼 수 없고, 축하도 받지 못하고 비대면 졸업식이 웬 말이며, 심지어 집 안방에서 졸업식을 치르게 합니까?

 

제발 졸업식만은 하나님의 은총과 부처님의 가피로 고교시절의 마지막 추억을 아름답게 남길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졸업생의 울부짖음은 보는 이로 하여금 듣는 이로 하여금 너무나 큰 고통과 시련을 주는 것 같다. 코로나19에 확진이 되고도 자신의 몸 걱정보다 졸업식에 가지 못할까 염려하는 졸업생의 마음에 우리는 안타까움만 쓸어내린다. 이런 현실은 살아있는 지옥과 같다고 느껴지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위정자와 당국에서는 공문 한 장으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졸업식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라며 공감없는 통보를 내린다. 어느 누구 하나 평생에 한 번밖에 없는 졸업식을 축복 속에 거행하자고 적극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없다. 물론 학생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안전을 염려하여 철저한 예방차원의 대책임은 이해하지만 너무도 냉정한 상황이 서글프다고 할까, 야속하다고 할까, 무심하다고 할까 마음이 그저 씁쓸하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선배도, 동기도, 교수님의 얼굴도 뵙지 못한 채 방 안에서 학업을 지속해야하는 일명 ‘코로나 세대’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이제는 방역이 너무도 일상화되고야 말았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가 우리의 삶과 인생을 너무나 많이 바꾸어 놓았다. 과연 우리는 평생에 한 번밖에 경험할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과 경험을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면 이를 극복하고 더 인간답게 사람냄새 맡으며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졸업식을 할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더 멋진 졸업식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돈 들고 힘들고 귀찮다고 핑계 대면서 졸업식을 취소하고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가슴이 답답하고 왠지 서글퍼진다.

 

지하철역, 공항과 기차역으로 가보면 수백 명, 수천 명이 들락날락하고 공원이나 유원지, 백화점, 도심가에 가면 수백 명이 집단으로 모여 오고 가고 있으며, 때만 되면 치러지는 대통령선거 후보들의 움직임에 카메라와 기자만 수십 명이고 운동원도 수백 명이다. 그런데 왜 추억을 심어주고,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졸업식의 광경이 이렇게나 허물어졌을까. 

 

나의 어린 시절, 젊은 시절, 영원히 잊지 못할 아름다운 졸업식의 모습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아니 영영 옛날의 아름다웠던 추억의 졸업식 문화는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그것을 대체할 수 있을 새로운 문화가 있기는 한 것일까? 그 모습들은 그저 지나간 옛 이야기로만 남을까하는 걱정이 된다.

 

축복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남을 축복할 수 없다. 아름다운 추억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훈훈한 우정과 사람냄새를 느끼지 못하므로 인간관계의 중요성도 인격도 품격도 기대할 수 없다.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듯이 어려움을 극복하면 기쁨도 더 커지는 것과 같이 코로나19를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말고 게으르고 비겁하고 싫어하는 그 마음을 더 두려워하고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더 큰 교육과 참교육을 위해 미래의 청소년과 나라를 위해 아름다운 추억이 깃들 수 있는 졸업식의 모습을 하루빨리 다시 보기를 기대한다.

 

아름다운 추억의 졸업식을 참석했던 과거 옛 추억을 생각하며 사라져가는 졸업식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아름다운 졸업식의 모습을 함께 되찾자고 간절히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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