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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종철 부산병무청장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무행정 구현에 최선 다할 터"

 

 

강산이 두번씩이나 변하는 20년을 병무청 본청에서 공직자의 책무를 다하려고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인천병무청장을 거친 후 항구도시 부산병무청장으로 취임하면서 항구의 남자가 다 되어버린 김종철 부산병무청장.

 

그는 "무엇보다 바다가 확 트인 항구도시이어서 그런지 화끈한 부산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부산에서의 업무가 날로 신이 납니다."라고 6개월간의 소회를 전한다.

 

"작금의 코로나-19 사태로 대한민국이 무척 힘이 듭니다. 이러한 시기에 부산의 병무 행정을 책임지는 기관장으로서 취임할 당시 다짐했던 모든 일들이 꼭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김종철 부산병무청장과 진솔하고 담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편집자 주>

 

 

 

Q. 부산청장으로 취임한지 6개월 되어 가는데?

 

지난 1월 13일 날 부산지방병무청장으로 취임을 했습니다. 사실 부산지방병무청은 부산, 울산 지역의 병역 자원, 병무 행정을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역할이 상당히 무겁습니다.

 

저희 부산지방병무청은 부산, 울산 지역 인구 460만 명 중 병역 자원은 70만 명 정도이며 전국 8.7%입니다. 규모 면에서는 서울, 경인, 인천 청에 이어 전국 4~5위 정도입니다. 그리고 해마다 14개 지방청을 평가합니다.

 

저희 부산청이 지난해 최우수 지방청으로 선정됐습니다. 지난해 청장님이 이루어놓은 성과를 또 기본에 충실한 업무 수행과 직원이 행복한 조직을 만들어서 최우수 지방청의 위상과 명예와 전통을 이어나가자고 직원들과 다짐했습니다.

 

병무 행정은 국민 개개인에 대해서 인적 부담을 강제하는 것입니다. 사실은 본인이 원하지 않는 개인적 부담을 강제하는 권력작용이기 때문에 공정성, 투명성, 형평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저희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과 원칙에 따라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무 행정을 구현하는 것이 제 꿈이자 목표입니다.

 

 

 

Q. 취임 이후 가장 역점을 두고 펼친 병무행정은?

 

저희들의 업무는 병역판정 검사부터 시작해서 현역병이나 사회복무요원소집, 예비군 자원관리 이런 쪽으로 연계되는데 하나씩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병역판정 검사입니다. 만 19세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병역판정 검사를 받게 되고 신체의 상태에 따라서 현역병으로 가는 것도 있고 또 신체는 허약하지만 면제되기에는 힘든 계층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는 형평성 확보 차원에서 그냥 면제를 시키면 안 되기 때문에 사회복무요원으로 조금 더 복무를 길게 해서 형평성을 맞추고 있습니다.

 

병역 처분을 하는 게 목적이긴 하지만 건강검진 차원에서 아주 정밀하게 검사를 하기 때문에 간기능검사, 혈당검사 등 55개의 검사 항목이 기재된 건강검진 결과서를 모두에게 제공합니다. 옴부즈맨이라고 의료 쪽에 종사했던 전문가분들을 모셔 결과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설명하면서 건강검진 결과서를 제공합니다.

 

참고로 지난해 3만 명 정도 검사했는데 91명 정도 본인들이 몰랐던 질병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정형외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피부과 등 전문 의사가 13명이 상주하고 있어 치료법 등을 상세하게 안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MRI, CT 등 종합병원 수준의 최신 장비들을 전부다 보유하고 있습니다. 산부인과 빼고 다 있습니다.(웃음) 수검 장정들의 옷은 매일 세탁하고 정확한 검사를 위해 수검인원을 150명에서 160명 정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병무 업무가 아무리 형평성에 중점을 둔다고 해도 너무 예외가 없으면 안 되지 않습니까? 경제적으로 어려운 기초생활 수급자, 한 부모 가정, 차상위계층 이런 분들은 가산점을 부여해서 선발이 될 수 있도록 합니다. 올해 5월까지 99명이 가산점을 받았습니다. 이런 분들이 현역병에 지원하면 입영희망시기를 적극 반영해 줍니다.

 

사회복무요원들은 4급이기 때문에 정신 질환이나 허약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체적 약자들은 병무청 방문 없이 서류로 병역 감면을 처리합니다. 또한 시력, 체중이 미달되어 보충역 판정받은 사람들이 현역으로 복무를 원할 때 희망 나눔 병역 프로젝트라는 명목하에 안과나 병원과 협업해서 무료로 치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N 번 방 사건으로 4월 2일 이후 사회복무요원이 개인 정보를 취급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일부 복무기관에서는 개인 정보를 다루지 않으면 안 되는 장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도서관 같은 곳에서 책을 빌리려고 하면 무조건 개인 정보를 볼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 정보가 식별되지 않게 마스킹 처리를 합니다.

 

검사장에도 사회복무요원이 쓰는 컴퓨터는 병적 번호와 이름만 나오게끔 해서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또한 복무기관을 방문해 복무기관장에게 개인 정보에 대한 당부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복무 지도관 제도라는 게 있는데 사회복무요원들이 군사교육소집 수료 후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를 통해 힘든 점이나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알고 심리 상담이나 치유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네 번째로 전시 상황을 대비해 병력 동원을 지정 해놓았습니다. 군 소요 대비 112.1% 동원 지정이 되어있고 전시 상황에 바로 동원될 수 있도록 동원 훈련을 하는데 약 3만 명 정도 수송 됩니다. 안전하게 수송할 수 있도록 군-수송업체-소방서와 협업을 맺고, 매 수송 시마다 차량 운전기사 음주 측정, 안전운행에 대한 교육을 합니다. 동원 훈련 이수자들에게는 웰니스병원, 롯데리아 등과 협약하여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로 문신한 사람들을 위해 피부과와 병원에서 문신제거 시술 비용 30% 정도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작년에는 22명 추천을 하여 4명이 시술을 했습니다. 부산과 울산에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들이 있습니다. 학교별로 학생들의 전공과 취득 자격을 DB화 하여 군사특기 등을 지정해 각각 맞는 업무를 추천한 후 모집병을 지원받습니다.

 

예비군이 8년이다 보니까 예비군훈련을 할 때 복장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훈련할 때 복장이 불량하면 돌려보냅니다. 그래서 부산시청 예비군 중대가 해체되면서 기증받은 예비군복(군복, 야전상의, 군화, 모자)을 관리하고 있다가 무료로 대여를 해줍니다.

 

마지막으로 저희가 일을 열심히 하면 국민들의 편익이 올라가죠 하지만 직원들도 행복해야 하잖아요. 행복하기 위해서 조직을 어떻게 이끌고 나갈까 생각해봤습니다. 6,7급은 중견직원이고 8,9급은 신입 직원입니다. 세대차이가 다소 있으나 크로스 미팅이라고 해서 후배가 선배를 지정해 "밥 한 번 사줘"라고 하면 식당에 가서 밥 사주고 "나 차 한 잔 사줘"라고 하면 카페에 가서 선후배 간의 대화도 좀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3월, 9월은 간담회를 열고 생일자도 격려해 줍니다. 요즘 젊은 직원들은 정말 워라밸입니다. 야근도 잘 안 하고 이러는데도 눈치 보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은 '야근 없는 날', '가족의 날'로 지정해 아예 문을 닫아놓고 다 돌려보냅니다. 신규직원 같은 경우에는 잠재력은 많이 있지만 실무에서는 부족하기에 중견직원 멘토를 구성해서 조기 적응을 유도합니다. 또한 직원들의 잠재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도서관과 협약을 맺어서 책도 돌려보고 합니다.

 

 

 

Q.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어떻게 대응했는지?

 

아무래도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코로나19는 저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코로나 때문에 병무 업무를 안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병역판정 검사를 2월 24일부터 중단했다가 사태가 조금 잠잠해진 4월 20일부터 검사를 재개했습니다.

 

현역병의 경우에는 계속 투입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안보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저희들은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가기 전에 개별적으로 안내를 하고 버스 타고 갈 때도 열 체크를 다 해서 보냈습니다.

 

또한 저희는 코로나19 위기대응 팀이 구성되어 있어 입구에서 열 체크를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는 건 기본이며 민원창구 가림막을 설치하고 구내식당 시차제 운영 등을 하면서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발열 증상이 일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해 헌혈을 금년에 3회에 걸쳐 실시 하였습니다.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반찬을 넉넉하게 해서 홀몸 어르신들을 위해 도시락을 배달하고 화훼농가 돕기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어버이날을 맞이해 꽃바구니 제작도 해서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Q. 병무청 공직자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본청 모집과장으로 역임할 당시 취업 특기병 제도를 정착시킨 게 가장 보람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일반 행정병도 있지만 기술병도 많이 있습니다. 일반 소총병으로 가는 것보다는 기술병으로 가면 경력을 쌓을 수 있습니다. 사회로 나가면 징검다리가 되어 1년 6개월이 경력으로 인정이 됩니다.

 

기술고 나온 사람들은 자격증도 있고 기술을 배워서 기술병으로 가고 일반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그냥 전투병으로 들어갑니다. 그런 부분이 항상 아쉬웠습니다. 기술 특기병을 뽑을 때 전공에 맞는 사람만 뽑았었는데 그러지 않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도 기술병으로 가고 싶다면 지원을 받은 다음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취업성공패키지를 통해서 무료로 기술직업훈련을 해줍니다.

 

군 복무가 인생의 걸림돌이 아니고 사회 진출의 든든한 디딤돌이 됩니다. 제대를 하게 되면 다시 고용노동부에 연락을 하여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명단을 주고 취업과 연계시킵니다. 이 사례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의 우수사례로 뽑혔습니다.

 

두 번째로는 서북도서 지역 병무 조직 신설입니다. 인천 병무청이 없었을 때 인천 경기 지방병무청이라고 수원에 있는데 너무 넓고 사람이 많이 오고 하니 분리를 하자, 구조를 맞추자 해서 경인지방병무청과 인천 병무지청을 분리하는 일은 맡아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병역 자진이행 풍토가 많이 자리 잡았습니다. 면제된 사람들이 병역을 자원해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치료를 하거나 살을 빼거나 찌워서 오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영주권 취득한 사람들이 오면 1년에 한 번씩 나가야 하는데 그 비용도 저희가 내주고 있습니다. 또 부산 울산 지역의 병역명문가(3대가 모두 헌역병으로 병역을 마친 가문) 가문을 선정해 영화관 등 시설에 대한 할인을 해주고 있습니다. 병역명문가 패도 제공하고 돌아가시면 조화도 보내드립니다. 매년 식사 대접하면서 공연도 하고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김종철 부산병무청장은?

 

저는 20년간 병무청 본청에서 일을 했습니다.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충남대 경제학과를 졸업 후 고려대 행정대학원을 마친 후 병무청 본청을 거쳐 인천 병무청장을 역임 후 부산병무청장으로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서북 항구에서 동남 항구로 항구의 사나이가 되어버렸습니다. 부산에서 좋은 직원들과 함께 근무를 하게 되어 영광스럽고 좋습니다. 취임할 당시에 했던 다짐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행복하게 웃고 하는 모습을 가슴에 남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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