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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얼의 생각] 아빠 찬스, 정말 좋을까?

덕혜옹주와 이방자여사의 운명!

대한민국 헌정회 부산지회 한효섭 회장.

민주주의는 공정과 정의로운 사회를 원한다. 보통 좋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자녀들과 달리 그렇지 못한 부모 밑에 태어난 자녀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불공정이라 생각한다. 진정 좋은 부모는 어떤 부모이며, 나쁜 부모는 어떤 부모인가? 

 

필자는 좋은 부모와 나쁜 부모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천지만물의 이치이고 운명이다. 삶에 있어 어떤 부모이든 장단점이 있을 수 있다. 필자는 한 살 때 어머니를 잃었고 18살 때 아버지를 잃었다. 2대독자로 계모 밑에 자랐지만 한 번도 부모를 원망한 적 없으며 오히려 자립심과 자주정신과 근면성실함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조실부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양부모가 살아 계셨더라면 사랑을 독차지했을 터이다. 넉넉한 살림으로 평탄하게 지내며 신문배달이나 공장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았을 것이고 굶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처럼 소중한 경험을 가지지도 못했을 것이며 오늘과 같은 꿈과 신념도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부모보다 자신의 꿈과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황제 부모를 두고 태어난 덕혜옹주는 어린 시절 호의호식과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랐으나, 14살에 원하지 않게 궁궐을 떠나 일본유학길에 오르게 되었다. 18세에 원치 않는 대마도 백작아들에게 시집을 갔고, 그의 남편도 원하지 않는 덕혜옹주를 만나 결혼한 후 끝내 이혼했다. 그동안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컸던 탓일까. 덕혜옹주는 조현병에 시달리다 정신병원에서 15년을 지냈고, 그녀의 딸은 24살에 자살하게 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이와 비슷하게 일본 귀족의 딸 이방자여사는 정략결혼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 영친왕의 아내가 되었고 평생을 외롭게 살았다. 영친왕은 10살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고 원하지 않는 일본육군유년학교와 육군사관학교를 거쳐 육군중장으로 외롭고 비참한 노후를 보내며 쓸쓸히 떠났다. 

 

만일 영친왕과 덕혜옹주가 왕족으로 태어나지 않고 이방자여사와 덕혜옹주남편이 귀족으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모두가 이방인과 정략결혼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불행도 없었을 것이다. 특히 침략자일본의 이방자의 삶보다 식민지의 덕혜옹주의 아픔과 고통이 더 크고 불행한 것은 조국의 찬스를 잃었기 때문이다. 부모찬스보다 조국의 찬스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필자는 1970년대 이방자여사와 함께 궁중의상발표회를 가진 적이 있다. 필자는 황제복을 입고 이방자여사는 황후복을 입고 함께 궁중의상발표회를 하였을 때 그녀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녀는 영친왕과 함께 한국으로 와서 그녀가 원하지 않는 망한 나라의 마지막 왕비가 되어 죽는 날까지 봉사활동에 전념하였으나 말이 없고 외로운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만 같았다. 

 

필자가 대마도에 덕혜옹주의 흔적을 찾았을 때도 패망한 나라의 마지막옹주의 일생은 너무나 비참함을 느꼈다. 

 

나라 잃은 서러움과 힘없는 나라의 국민이 얼마나 참혹한지를 알고 국가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국가와 이웃과 나는 하나의 공동체이다. 국가와 이웃을 떼어놓고 사랑과 자유와 민주와 공정과 정의와 행복을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아빠찬스를 논하고 부모와 사회와 국가와 타인을 탓하지 말고 자신을 탓하고 반성과 성찰로써 내가 부모와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나 자신과 내 가족을 위하고 지키는 길임을 깨닫기를 기원한다. 아무리 큰 돈과 권력과 명예를 가진 귀족과 왕족의 황홀한 찬스를 가지고 있다한들, 나라가 망하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엄청난 고통과 시련이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덕혜옹주와 이방자여사의 삶을 교훈으로 삼아 우리 모두가 서로 서로 베풀고 덕을 지으면서 대동단결하여 민족정기와 용맹을 살리고 올바른 역사관으로 우리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가지고 자부와 긍지로써 강력하고 부강한 대한민국을 건설하여 더 이상 한국 한국인이 불행하게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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