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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 "초등학교 체육 교과 독립,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첫걸음"

김창우 대한민국 운동선수 학부모연대 대표

 

초등학교 1~2학년의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 교과가 분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단순한 교육 과정의 변화가 아니라, 어린 학생들의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을 위한 매우 중요한 조치다. 비록 이러한 변화가 더 일찍 이루어졌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지금이라도 학생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체력 약화와 비만 증가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체육 교육의 중요성을 간과해왔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체육 교육은 음악, 미술과 함께 '즐거운 생활'이라는 통합 교과안에 묻혀 그 중요성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다.

 

그 결과, 학생들의 체력 저하와 비만 문제가 심각해졌고, 이는 곧 미래 세대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체육 교과의 독립은 단순히 수업 시간을 늘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변화다.

 

최근 몇 년간의 통계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학생 10명 중 4명이 비만이며, 나머지 대부분도 운동 부족으로 다양한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체육은 여전히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에 밀려 교육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 왔다. 이는 마스크를 쓰고 운동장에서 억눌린 몸짓으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학생들이 가장 활발히 신체활동을 해야 할 시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보내고 있다는 점은 우리 모두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초중고 학령 인구는 약 532만 명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의 신체활동은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학교 체육을 담당하는 교육부의 조직은 지속적으로 축소되었고, 예산도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다. 체육 교사들은 한정된 자원과 과중한 업무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매년 체육 교육 활성화를 위한 계획이 세워지지만, 실질적인 실행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초등학교 1~2학년의 경우, '즐거운 생활' 통합 교과 내에서 체육, 음악, 미술의 경계가 불명확해 학생들이 규칙적이고 다양한 신체활동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여기에 더해,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초등학교 남자 선생님의 부족 문제는 체육 교육의 질을 더욱더 저하시켰다. 체육을 전문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남교사가 부족해지면서, 체육 수업은 주로 여교사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연령대가 높은 여교사들에게 체육 수업은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되고 있다. 이로 체육 수업이 미술이나 음악 수업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이는 학생들의 신체 발달에 부정적인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육 교육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체육의 전문적인 지식과 실기를 갖춘 스포츠 강사의 수를 늘리고, 아이들의 균형 잡힌 발달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체육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육 교과의 독립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이며, 이를 통해 아이들은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신체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건강하고 활동적인 생활 습관을 기를 수 있게 될 것이다.

 

미국,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체육 선진국에서는 이미 초등학교 1학년부터 체육 교과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학교 교육을 통해 평생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습관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고 있으며, 이러한 체계적인 체육 교육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체육 교과의 독립은 단순히 체육 시간을 늘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아이들이 자신의 신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하고,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과 팀워크를 발전시키며, 스트레스 관리와 정서 조절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체육을 단순한 놀이 또는 여가 활동으로만 간주해 왔다. 하지만 체육은 아이들의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에 필수적인 요소다. 체육 교육의 강화는 아이들이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며, 더 협력적인 인성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궁극적으로 아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하며, 나아가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독립된 체육 교과는 학교에서의 체육 활동을 단순한 활동에서 벗어나 학문적 접근이 가능하게 하며, 체육 교사들에게도 그들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일본과 핀란드에서는 저학년부터 체계적인 체육 교육을 통해 다양한 운동 기술과 스포츠맨십을 교육하고 있으며, 이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더 복잡한 운동 능력과 전략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다. 이러한 체육 교육의 독립은 또한 학교 교육 시스템 내에서 체육의 위상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학교 내에서 체육이 차지하는 비중을 증대시켜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자원을 제공하게 되었다.

 

체육 교과의 독립은 교육 과정에서의 균형을 재정립하고, 학교 교육이 지덕체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는 데 기여한다. 이는 아이들이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과 도덕적, 사회적 능력을 함께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초등학교 1~2학년 체육 교과의 독립은 단순히 체육 수업의 시간을 늘리는 것을 넘어서, 교육 과정 전체의 질을 향상시키고 교육의 폭을 넓히는 중요한 조치다. 이는 아이들이 다방면에서 건강한 발달을 이루도록 지원하며, 장기적으로 국가의 건강한 미래 인력을 양성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또한, 학교 체육의 독립은 체육 교사들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그들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체육 교사들은 이제 단순한 활동의 주도자에서 건강과 웰빙을 촉진하는 교육 전문가로 인식될 것이며, 교육 과정에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는 교육 전반에 걸쳐 체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체육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제공될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체육 교과의 독립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참여를 증대시키고, 학습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다. 다양한 체육 활동과 스포츠를 경험함으로써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스포츠를 찾아 더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고, 이는 평생 스포츠로 이어질 수 있는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모든 변화는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더 활동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돕고, 학교 교육의 질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더 나아가 학생들이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강하고 적극적인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따라서 초등학교 1~2학년 체육 교과의 독립은 교육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단계다. 이는 학교 교육이 단순히 지식 전달의 장이 아니라, 건강하고 조화로운 인격 형성을 지원하는 곳으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함을 보여준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우리 사회의 건강을 위해, 이러한 교육 혁신은 매우 시급하며, 그 가치는 매우 크다.

 

마지막으로, 교육부에서 실시한 “2024학년도 초등학교 1학년 예비 학부모 대상 전수 수요조사” 결과를 보면, 체육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비율이 44.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부모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보여주며, 앞으로 국가가 유·청소년 신체활동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변화시켜 나가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대한민국 체육 교육의 새로운 변화로 인해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부뿐만 아니라 관계 기관과 학부모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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