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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웹툰이 드라마가 된다면?

[사진출처=카카오페이지]

 

 

웹툰이 드라마로?

 

웹툰은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cartoon)’이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다. 다양한 연령층에게 열광을 받는  웹툰이 드라마로 제작된 것은 2010년 ‘매리는 외박 중’에서 시작되었다. 문근영과 장근석의 달달한 캐미를 보여주며 많은 인기를 끌었던 미니드라마를 시작으로 다양한 방송사에서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나 영화를 방영하기 시작했다. 원작을 알고있는 독자들은 “웹툰이 드라마로 나온다니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된다”, “아이돌은 캐스팅 안 됐으면 좋겠다”, “제발 웹툰 망치지 말고 멋진 드라마로 나와주길” 등 기대와 걱정이 섞인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런 것이 드라마화가 되었을 때 전문 배우가 아닌 가수 활동을 하는 아이돌이 나와 드라마의 흐름을 방해하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일이 허다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최근 드라마화되는 작품들은 호화캐스팅이라고 할 정도로 전문 배우를 캐스팅해 독자들의 마음을 달래고 있다.

 

웹툰 드라마화는 인기몰이가 쉽다?

 

웹툰이 드라마화가 되었을 때 쉽게 이목을 끌고 사랑받는 이유는 이미 독자들에게 검증받은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을 기준으로 베스트도전만화부터 시작해서 정기연재를 하기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이 이상이 걸린다. 이처럼 쉽지 않은 단계를 거쳐 독자들에게 인정받은 작품들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웹툰 페이지에 업데이트된 작품이라는 것 자체가 엄청난 경쟁력을 뚫었다는 것을 입증하지 않나. 그렇기에 독자들의 반응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일단 영상화 등 다른 콘텐츠화를 생각해 본다”고 설명했다.

 

인기를 얻은 웹툰 드라마화는 새로운 트렌드나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냈다. tvN드라마 ‘치즈인더트랩’ 중 손민수의 등장에 ‘손민수템’(치즈인더트랩 중 주인공을 따라 하는 손민수라는 캐릭터에서 유래된 뜻)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손민수템이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의상, 악세서리 등을 똑같이 구매하는 것이다. 실제로 연예인의 팬들이 손민수템을 샀다며 인증하는 영상이나 사진들이 SNS에 공유되고 있다.

 

 

 

웹툰 드라마화의 인기 비결은 싱크로율 100% 소름돋는 캐스팅일까?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작과의 캐릭터 싱크로율이다. 독자들이 웹툰에서 보았던 캐릭터와 실제로 연기할 배우들의 모습이 얼마나 비슷한지는 초반 드라마의 인상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원작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다시 웹툰으로 유입되는 독자의 수가 증가하는 영향력을 주기 때문에 드라마 제작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진제공=tvN]

 

 

tvN에서 방영된 ‘미생’은 배우들의 이미지에 윤태오 작가가 원작 캐릭터를 직접 그려 넣어 덧붙인 캐릭터 포스터부터 “100% 싱크로율”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관심을 높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JTBC '이태원 클라쓰'가 화제성, 시청률을 동시에 잡으며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는 원작 웹툰을 비교적 충실하게 담아냈다. 광진 작가의 웹툰 '이태원 클라쓰'는 정의감 넘치는 '박새로이'가 거대 기업 '장가'와 대립하며 성장해 나가는 내용이다. 독보적인 캐릭터와 사이다 전개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에서는 박서준이 '박새로이', 김다미가 '조이서'로 열연, 높은 싱크로율을 보였다. '장근수' 역의 김동희, '장근원' 역의 안보현, '마현이' 역의 이주영 등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시청률 역시 10%대의 두 자릿수를 줄곧 유지했다. 영화 ‘신과함께’, ‘은밀하게 위대하게’, ‘내부자들’도 마찬가지로 캐릭터와 연기하는 배우의 싱크로율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싱크로율이 일치하는 것은 잠깐의 인기에 불과하다.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작과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게 만들어 독자들에게 공감대를 얻어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초반의 기대와 인기가 무색할 정도로 망해버린 사례를 알아보았다. 박시인 작가의 웹툰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음식에 얽힌 두 남녀의 비밀스런 연애 이야기다. '혼밥'을 매개로 다양한 음식의 향연은 물론 담백한 내용으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MBC TV 월화극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모르는 두 남녀가 음식을 같이 먹는다'는 기본 콘셉트만 동일할 뿐 주인공 직업, 성격 등이 전혀 매칭이 되지 않았다.

 

JTBC에서 방영한 '쌍갑포차' 역시 웹툰과는 다른 길을 갔다. 배혜수 작가의 웹툰 '쌍갑포차'는 의문의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신' 월주의 이야기다. 다양한 소재과 공감 어린 내용, 세밀한 터치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쌍갑포차'는 이승과 저승 사이인 '그승'이라는 공간에서 황정음이 맡은 '월주'가 포장마차를 운영하며 '꿈'을 매개로 인간들의 한을 풀어주는 내용이다. 돌아온 '로코퀸' 황정음의 '찰떡'같은 연기로 화제를 모았지만 최고 시청률 3.7%(닐슨코리아)라는 다소 초라한 수치로 퇴장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저녁 같이 드실래요'나 '쌍갑포차'의 경우 원작 웹툰의 색깔을 제대로 못 냈다"며 "원작대로 가지 않으려면 제대로 했어야 하는데 해석도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웹툰 드라마화는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TV, 넷플릭스, 유튜브 등으로 시청자들이 쉽게 접하는 만큼 기대와 관심이 크다. 드라마화가 되었을 때 원작을 많이 훼손하며 뻔한 러브스토리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고 원작과 드라마 둘 다 윈윈할 수 있는 작품을 계속 방영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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